“형이 아버지 가게를
물려받기로 했습니다”
서면에서 30년 넘게 한 가게였습니다. 아버지가 편찮으신 동안 큰아들이 사실상 운영을 맡아왔고, 가족 사이에서는 형이 가게를 잇는다는 데 이미 합의가 되어 있었습니다.
“형이 가게 받고, 저는 그냥 빠지기로 했어요. 이미 다 얘기 끝났는데 세무사님한테 올 일이 있나요?”
동생분이 하신 말씀입니다. 형제 사이가 좋았고 다툼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드린 답은 이랬습니다. “협의서에 도장 찍기 전에 한 번만 계산해보시죠.”
분할 방식이 세액을 바꿉니다
상속세는 상속인들이 나눠 갖는 방식에 따라 총액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배우자 공제입니다.
배우자가 실제로 얼마를 상속받느냐에 따라 공제받을 수 있는 금액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어머니가 계신 상황에서 자녀들끼리만 나누기로 정해버리면, 활용할 수 있었던 공제를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가족은 어머니를 아예 빼고 형제 둘이 정리하기로 이야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사이가 나빠서가 아니라 “어머니는 연세도 있으시니 복잡하게 하지 말자”는 배려였습니다. 그런데 세금 면에서는 불리한 방향이었습니다.
협의 전에 봐야 하는 것
- 배우자가 실제로 얼마를 상속받는지
- 상가처럼 평가 방법에 따라 금액이 벌어지는 자산이 있는지
- 가게를 받는 사람이 세금 낼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지
- 가업상속공제 요건에 해당하는지
가게를 받는 쪽이 세금도 냅니다
또 하나 짚은 부분이 있습니다. 가게를 받는 형이 상속세도 부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상가는 현금이 아닙니다. 세금은 현금으로 내야 하는데, 물려받은 건 건물이죠. 가게를 팔 수도 없고 대출도 여의치 않으면 납부할 돈이 없는 상황이 생깁니다. 실제로 상속 상담에서 가장 자주 막히는 지점입니다.
이런 경우 분납이나 연부연납을 검토합니다. 다만 요건과 기한이 정해져 있어서 신고 단계에서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신고를 마치고 나서 “돈이 없다”고 오시면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가업상속공제는 미리 봐야 합니다
30년 된 가게라면 가업상속공제를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업종, 경영 기간, 상속인의 종사 요건 등 따져야 할 조건이 많습니다.
그리고 공제를 받은 뒤에도 일정 기간 사후관리 의무가 따릅니다. 요건을 지키지 못하면 공제받은 세액이 추징됩니다. 받을 수 있느냐만큼 지킬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이 가족은 결국 어머니를 포함한 분할로 협의서를 다시 썼습니다. 형제 사이가 틀어져서가 아니라, 계산해보니 그쪽이 가족 전체에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협의서에 도장을 찍기 전이었기에 가능한 조정이었습니다.
비슷한 상황이신가요? 재산 구성과 가족관계를 보면 방향이 잡힙니다.